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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인으로부터 흔히 도슨트(Docent)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가끔 듣곤 한다.
퇴직을 하고 평소에 미술 작품 관람이 취미였단 사람들에게서다. 아니면, 자원봉사로서 주말에 나가서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도슨트와 큐레이터는 다소 다르다.
큐레이터는 통상 특정 작품에 대해서 보다 깊이있는 지식과 배경이 요구된다.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실제로 팔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세일즈 기술도 필요하다.
전문성이 높은 큐레이터는 억대 연봉이 문제가 아니다. 미술품에 대한 감각, 글로벌 지식과 경험, 사교성, 고객을 대하는 태도까지 총망라한 영역이며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소수다.
그렇다고 도슨트가 전문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도슨트는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인데,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슨트는 무료로 이 역할을 수행한다. 소위 자원봉사다.
도슨트라는 단어는 1845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에서는 미술작품 관람이 상당히 많이 이뤄졌고, 주위에 이 작품을 설명할만한 사람은 부족했다.
신사의 나라 답게 평소에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고 공부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도슨트로서 참여했다고 한다.
그 후 도슨트라는 용어는 1907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도슨트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친한 지인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마드리드에 위치한 프라도 미술관, 티센 미술관, 소피아 미술관을 수없이 드나들었다. 그리고 도슨트로서 책을 쓰기도 했다.
도슨트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작품이나 컬렉션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설명하여 관람객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돕는 데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한 편의 책으로 소개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 지인은 미술사 공부는 기본이고, 우선 깊이있는 상식과 언변이 매우 훌륭하다.
타고난 것도 있지만 그만큼 많이 훈련했고, 또한 완벽한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준의 실력도 갖추고 있다.
작품에 대한 정보, 관련된 역사적 배경 등을 꾸준히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지식을 갖추지 못한다고 해서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 도슨트라는 직업은 자원봉사의 영역이기 때문에
미술 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만 줘도 도슨트로서의 가치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도슨트라는 직업은 스스로 자긍심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미술 작품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훌륭한 마스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