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로운 닷컴 시대다.
현재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 1, 2, 3위는 애플과 MS, 엔비디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금껏 IT기기 만을 판매해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회사는 2000년 직전의 시스코 시스템즈였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앤비디아가 잠깐이지만 시총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앤비디아와 애플과 MS는 다소 다르다.
우선 두 빅테크 회사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약 200만 개의 앱이 애플 생태계에 존재하며 매년 수천억 달러의 개발자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소한 이로 인해 수십 억 명의 인구가 알게 모르게 애플의 생태계에 노출되어 있다.
애플은 매년 수억 대의 전자기기를 대중에게 판매하지만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고가의 AI 반도체를 소수 기업에 판매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과 같은 대형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이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게임을 즐겨하는 소비자들이 엔비디아의 GPU가 장착된 PC를 쓰고는 있으나, 한정적이다.
MS는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파워를 지원해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사업을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게 세팅해 놨다.
특히 MS 오피스 시리즈는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MS라는 거대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비롯해, 다양한 컴퓨터 기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품들을 개발, 생산, 판매, 관리한다.
이 윈도우 프로그램은 여전히 전 세계의 90%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물론 구글의 크롬이라는 OS를 더 편리하다는 평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한번 전열을 갖춰놓은 탄탄한 파워는 그 어떤 경쟁 상대도 무너뜨리기 어려운 구조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그래픽 처리장치 376만 개를 판매해 이 시장에서 점유율 72%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인텔과 AMD와 같은 경쟁업체들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AI 시대에 이 데이터센터용 그래픽 처리장치는 워낙 고가이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가 됐다.
최근 분기 매출의 속도는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았던 시기보다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 AI 시대가 맞긴 하다.
최근 엔비디아는 대만에 두 번째 AI 슈퍼컴퓨터 센터 설립을 계획 중이며,
AWS는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향후 15년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용으로 이미 400억 대만 달러(약 1조7천1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대만 출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 전진기지로 대만을 부각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몰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에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로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의 기반이 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구글·MS·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대 데이터센터 신설과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국 정부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MS는 오픈AI와 1000억달러(약 134조6000억원)를 투입해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가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슈퍼컴퓨터로, 오픈AI의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수백만 개의 서버 칩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앞으로 6년간에 걸쳐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에는 각기 다른 제조업체의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물론 이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칩을 최소한 50% 이상 써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몇 년은 엔비디아가 독주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급작스런 현상을 우려하는 인물도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기업으로 유명한 세쿼이아의 데이비드 칸 대표는
'우리 모두가 빨리 부자가 될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면서 AI를 둘러싼 '투기 광풍'에 대해 경고했다.
이 벤처캐피탈은 이미 엔비디아, 구글, 오라클, 애플 등 내로라하는 그리고 지금은 치열한 경쟁관계에 돌입한 빅테크 최대 기업들을 모두 투자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의 말이 더욱 설득력있게 들리는 시기다.
20여년 전 실리콘밸리가 IT 투기 광풍에 사로잡혔었기 때문이다.
이 광풍의 여파는 실로 끔찍했다.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 경제를 흔들어 놨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발 쓰나미의 여파로 인해 물론 혁신 기술들이 무수히 쏟아졌다.
파괴적인 창조를 뜻하는 혁신기술의 탄생은 환영할 만 하다.
하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파도에 올라탄다는 것은
낙하의 속도가 그만큼 더 빠르고 처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