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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700일 넘게 걸렸습니다."
영수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모두발언까지 언론에 공개하고 이후 비공개 차담회를 했는데 예정보다 길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같이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가 "퇴장할 것은 아니고"라며 정장 주머니에서 원고를 꺼내 본격적인 발언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손님 말씀 먼저 들어야죠. 말씀하시죠"
원고는 A4 용지 10장 분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언은 15분가량 이어졌다.
공개 모두 발언 시간의 대부분을 이 대표가 사용했고 윤 대통령은 묵묵히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영수회담이란?
'영수'란 우두머리를 뜻하는 한자어다.
본래는 '옷깃'과 '소매'를 뜻하는 말로
과거 한복과 같은 전통복식의 옷차림에서 이 두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에
이 두 부분을 빗대어 '지도자'들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여, 야 대표를 의미하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통령과 제 1당 대표의 만남을 뜻한다.
특히, 과거에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는 경우가 보통이었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리되는 게 일반화되었지만
여당의 실질적 1인자는 여전히 대통령이다.
일반적으로는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의 회담은 대개 영수회담이라 부르기 보다는 여야 당 대표 회담 이라고 한다.
지금껏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영수회담은 25번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영수회담은 역대 가장 많이 시행되면서
민주화 이래 가장 성과가 큰 영수회담으로 꼽힌다.
7번의 영수회담을 거치면서 약학 분리, 남북정상회담, 9.11테러로 인한 민생 안정 조치 등 여러 방면에서 합의를 이뤄냈다. 다만, 당시의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 7번의 영수회담에서 배신을 당했다며 모든 회담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도 한다.
다시, 2년만에 처음으로 만나게 된 영수회담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재명 대표는 다소 작심한 듯 발언을 먼저 시작했다.
"(국회에서) 오다 보니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했다. 실제로 오후 2시 30분에 국회의사당에서 출발해서 3시가 못되어 용산 대통령실에 당도했다.
이재명 대표는
"제가 드리는 말씀이 거북하실 수 있는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갖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일면으로 생각해 달라"
고 말을 이어갔다.
"우리 국민들이 혹시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 잡혀가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세상이 됐다",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이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등 이재명 대표의 수위 높은 발언들도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현 정부 국정 운영을 두고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 무력화' 등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전하며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지원금'에 대해서도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크므로 꼭 수용해 달라"
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