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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밀을 폭로해 미국 방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2010년 당시 38세의 어산지는 어느덧 52세가 됐다.
14년 만에 최종적으로 자유인이 되었으며, 국제사회에서 그의 이름을 한 번쯤은 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인사였다.
그가 미국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 법원에서 최종 석방을 위한 심리를 마친 뒤 고국인 호주로 출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 각종 외신이 앞다퉈 보도했다.
그의 영향력은 위키리크스와 함께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었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란?
위키리크스는 줄리언 어산지가 세운 단체다.
유명한 위키백과와 정보의 유출을 뜻하는 리크스(Leaks)의 합성어다.
당연히 위키백과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사적 정보 또는 비밀, 미공개 정보를 공개하는 국제적인 비영리기관으로 성장했다.
주로 각국 정부나 기업 등에 속한 조직의 비공개 문서를 공개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여러 정부 당국자들은 위키리크스의 비밀 정보를누설을 우려했다.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며 국제적 외교활동을 방해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중심에는 줄리언 어산지가 있다.
그는 이 사이트의 대표 주필이자 운영자로 알려졌었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미국과 영국 등에서의 타깃이 되어왔다.
2012년에는 결국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2019년 4월에 에콰도르가 어산지 씨 망명을 취소함에 따라 대사관 밖으로 나와 체포됐다.
이후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고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어산지에게 내려질 형량은 무려 175년에 달했다.
결국 미국에 유죄를 인정하고 어산지는 5년형을 받아들인 셈이다.
175년 형량에 대해서는 그만큼 공개된 문서들의 수준이 매우 높고,
위험한 부분도 많았기 때문이다.
어산지는 이 사이트를 만들기 전에 프로그래머였다.
정보 취득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물이었고, 프로그램 실력도 수준급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위키리크스가 초창기에 공개한 문서들에 등장하는 국제기구 협력 인사들의 이름을
신변보호 차원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일부 저널리스트들은 위키리크스가 수천 건 이상의 문서를 충분한 검토 없이 동시에 공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편집상의 오류가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한 각 국 반응은 제각각,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양형 협상으로 정의가 “유산(miscarriage)”됐다면서 이는 미국 군인들의 희생과 봉사를 모욕하는 것"
이라고 분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영국 정부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국제사회가 더 많은 사실과 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논평할 정도로 어산지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의견은 제각기 달랐다.
이번에 사이판 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어산지의 유죄 인정을 받아들여 5년형을 선고했으며,
그가 영국 교도소에서 이미 복역한 기간을 인정해 어산지를 바로 석방했다.
이는 어산지와 미국 법무부가 맺은 형량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합의 내용은 어산지가 국방 정보의 획득 및 유포를 모의한 혐의 한 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영국에서 복역한 기간을 인정받아 추가 사법 처리 없이 석방되는 것이다.
어산지는 이날 3시간 가량 진행된 심리에서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자신의 행동이 보호되는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방첩법 위반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이제 어산지는 자유인이 된다.
어산지의 변호인인 제니퍼 로빈슨은 취재진에게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이날 선고가 "14년의 법률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으며,
마침내 줄리언 어산지는 자유인으로 집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어산지를 태운 전용기가 사이판을 출발해 어산지의 고향인 호주 캔버라로 향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어산지는 이날 사이판을 떠난 이후부터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미 법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형량 합의에 따라, 어산지는 허가 없이 미국에 돌아오는 것이 금지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