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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드디어 이치로를 만났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롤모델을 직접 영접하며 확실한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정후의 등번호 51번은 바로 이치로의 등번호다.
그만큼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한일 야구를 주도한 이치로를 어려서부터 우상으로 삼았다.
이정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 삼진을 기록했다.
전날 좌완투수에 안타를 치지 못해 6경기만에 연속 경기 안타를 멈춘 상황이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도 중요한 결전이었다.
이날은 시애틀 선발로 우완 조지 커비가 등판했지만 전날 무안타 여파가 이어졌다.
1회 초 선두로 나서 커비 상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6경기 만에 두 번째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3회 선두로 등장, 다시 마운드에 오른 커비의 공을 힘껏 받아쳤지만 좌익수 뜬 공에 그쳤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완 테일러 서세도를 만났고,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2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불과 2경기 만에 좌완에 약하다는 이미지까지 지워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3할7푼5리에서 3할 6푼 8리(19타수 7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이치로가 일본 프로야구를 넘어 메이저리그에 남긴 업적은
그야말로 금세기 아시아계가 깨뜨리기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시즌을 석권한 후 다소 늦은나이인 28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온 이치로,
시애틀 마리너스 소속으로 뛴 2001년,
이치로는 157경기에서 타율 0.350, 242안타, 56도루라는 대단한 업적을 남기며 데뷔 시즌에
타율, 최다안타, 도루 3관왕에 올랐다.
리그 최고 수준의 우익수 수비까지 겸비한 이치로는 2001년 올스타에 신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받았고, 더 나아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싹쓸이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정후는 이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주선으로 스즈키 이치로 시애틀 구단 특별 보좌관을 만났다.
일본 기록을 빼고 메이저리그에서만 3089안타를 때렸다.
이치로는 단순한 야구선수가 아니라 사람들은 그를 야구 장인으로 부른다.
이정후가 얼마나 그를 존경했는지 그의 등번호인 51번은 이치로의 영향을 받았다.
외야수라는 포지션도 그렇고 이정후의 송구 동작을 보면 이치로와 매우 흡사하다.
타격 준비 자세 또한 이종범 보다는 이치로와 유사하다.
심지어 그가 유니폼 소매를 잡아당기는 방식은 이정후의 팬들이라면
이치로를 오마주 한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치로는 이제 또 하나의 기록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시즌 뒤에는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되는데,
마리아노 리베라에 이어 역사적인 만장일치 추대도 기대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만장일치가 당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치로 앞에서 친 1안타는 우연히 이치로가 있는 곳에 공이 떨어졌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음에도 지금까지 워낙 잘했기에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살짝 떨어졌다.
시범경기 출루율도 0.444에서 0.429로, 장타율은 0.625에서 0.579로 조금씩 떨어졌다.
시범경기 OPS(출루율+장타율)는 1.008을 기록했다.
다만 시범경기를 치루는 동안 두 좌완을 상대로 합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는데
이날 좌완 상대 안타를 때린 건 1안타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이정후가 이치로의 기록에 다가서려면 이치로처럼 전천후 야구 장인이 되어야 한다.
이정후는 어린 시절부터 이치로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랐다.
특히 이치로가 2004년에 마리너스에서 단일 시즌 안타 기록을 세운 것을 가장 좋아하는 순간으로 꼽았다.
스스로가 이치로를 모델로 삼아 비슷한 좌타자 타격 자세와 배트 컨트롤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는 같은 경로를 향하고 있다.
멜빈 감독은 이번 만남을 사실상 주선했다.
그는 이정후의 어린 시절, 이치로를 존경했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며
“이치로가 이정후와의 대화를 위해 친절하게 시간을 내줬고,
이정후는 51번을 입는 자부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이정후도 이치로와 만남에 앞서 다소 긴장했으나,
이치로로부터 경기 준비와 경기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고 언급했다.